새 얼굴 얻은 진짜 쿠페

BMW 420i COUPE

새 얼굴 얻은 진짜 쿠페
BMW 420i COUPE


3시리즈의 ‘쿠페형’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낸 4시리즈는 이제 외모까지 차별화하며 완전히 독립 모델로 거듭났다. 거대한 수직형 키드니 그릴에는 각종 센서를 그러모았고, 다양한 편의장비가 운전자를 보조한다. 쿠페 성격에 맞추어 정교하게 다듬어 낸 달리기 성능은 184마력 엔진으로 모두 끄집어 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신형 4시리즈 쿠페는 국내에 440i x드라이브, 420i M 스포츠 패키지 두 가지 트림이 우선 소개되었다

BMW에서 4시리즈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2013년 등장했으니 1시리즈보다도 젊은 셈. 하지만 실제로는 3시리즈 쿠페를 개명한 모델이라 역사가 길다. 라인업을 확장하던 BMW가 3시리즈마저도 세단/쿠페에 따라 이름을 나누기로 한 것. 졸지에 M3가 M4가 되었지만 BMW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쿠페+4도어 스타일의 그란투리스모까지 더하며 라인업 세분화에 박차를 가했다.

2013년 등장한 첫 번째 4시리즈는 이름만 달라졌을 뿐 3시리즈 세단의 쿠페형이라는 점은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2세대 G22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아예 디자인까지 차별화해 독립 모델로 만들었다. 게다가 익스테리어는 차세대 BMW 디자인 언어의 예고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탈바꿈했다.

하이테크와 우아함이 조화를 이룬 운전석


거대한 수직형 키드니 그릴
컨셉트카에서 예고된 신형 그릴은 사실 사진만 보았을 때는 걱정이 앞섰다. 수직형이라는 디자인 요소는 클래식 BMW를 통해 익숙했지만 8각형으로 각이 진 데다 차체 전면부 1/3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했기 때문. 실제로 본 얼굴은 예상보다 밸런스가 잡혀 있고, 한두 시간 보고 나니 얼추 눈에 익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중앙에 번호판을 달고, 각종 센서와 레이더, 공기 저항을 줄이는 에어 셔터까지 수납하느라 거대한 그릴도 결코 여유롭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헤드램프는 날카롭게 다듬었으며, 그 아래 검은색 인테이크 피니셔와 함께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얼굴로 완성했다.

측면 프로포션은 노즈가 조금 더 날렵하며 루프라인도 매끈하게 떨어진다. 외형 변화에 비해 실내는 세단 판박이다. M 가죽 스티어링과 스포츠 시트를 갖추었지만 조금 더 차별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완전 디지털식 계기판과 12.3인치 대형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앰비언트 라이트 등 최신 편의 장비로 빼곡한 운전석은 우아함과 하이테크의 조화가 절묘하다. 자리에 앉아 문을 닫으니 벨트 피더가 안전벨트를 잡기 좋은 위치로 밀어준다. 도어가 긴 쿠페는 대부분 안전벨트를 잡으려 버둥거리기 일쑤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한번 맛보면 포기하기 힘든 편의 장비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4시리즈 쿠페는 440i x드라이브와 420i M 스포츠 패키지 두 가지. 추첨으로 결정된 시승차는 아쉽게도 420i였다.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에 최대토크 30.6kg·m를 낸다. 0→시속 100km 가속 7.5초라는 수치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달리기는 맹렬함보다는 부드러움이 앞선다. 가격이 중요한 엔트리 트림에서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지만 스포츠카임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능. BMW답게 스티어링 반응은 날카롭고 정확한 반면 댐퍼가 부드러워 코너에서 생각보다 롤이 크다.

하지만 4시리즈 쿠페가 이 정도일리는 없다. 3시리즈와 공유하는 플랫폼에 앞뒤로 보강재를 더하고 무게중심을 낮추었으며 트렁크 끝단 립 스포일러로 다운포스를 확보했다. 앞쪽 서스펜션은 네거티브 캠버를 키워 보다 강렬한 횡가속에 견디도록 했으며 댐퍼와 브레이크 등도 쿠페 전용 설계. 다만 그 잠재력을 제대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엔진이 필수다. 직렬 6기통 387마력의 440i가 좋겠지만 4기통으로 258마력을 뽑아내는 430i만 되어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다.

거대한 수직 키드니 그릴이 BMW 디자인 변화를 예고한다


쿠페 성격에 주력하다
편의장비도 나무랄 데 없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와 이제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등이 더해져 크루징에서 차선을 유지시키고, 차량 주변 카메라와 후진 보조 기능이 좁은 공간에서 운전자의 눈과 귀, 혹은 운전 도우미가 된다. 스마트폰 연동 기능은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어 선을 꼽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리모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기능 덕분에 최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420i의 아쉬운 출력을 제외하면 4시리즈의 유일한 단점은 뒷좌석이다. 접근이 쉬운데 반해 리어 헤드룸이 빡빡해 키 175cm인 기자가 척추를 세우기 힘들다. 스타일을 위해 뒷좌석을 희생했다는 점은 반대로 말해 전통적인 쿠페에 가깝다는 뜻. 대신 BMW에는 쿠페+4도어인 4시리즈 그란 쿠페가 있다. 4시리즈 쿠페가 다재다능함 대신 쿠페 본연의 매력에 주력할 수 있는 이유다. 오랜만에 ‘진짜 쿠페 향기’ 진하게 풍기는 모델을 만났다.


 글 이수진 편집장  사진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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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 다른기사보기